책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작가의 단편소설 [19호실로 가다]

 

영국을 대표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책소개 정보"에는 [19호실로 가다] 에 실린 소설들은 대부분 레싱의 초기 단편으로, 가부장제와 이성중심 등 전통적 사회질서와 사상 등에 담긴 편견과 위선 그리고 그 편견과 사상에 희생된 사람들의 고통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한다. 

레싱이 한 인터뷰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자유롭다”고 말한 것처럼 이 단편들은 사회로부터 억압받는 개인의 일상과 욕망, 때로는 저항을 가감 없이 묘사하여 개인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며 특히 레싱의 작품들은 전통과 권위에 억압받아 개인의 자유를 잃어버린 여성이 얼마나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안내했다. 

 

예전에 "이번생은 처음이라"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본적이있다.

그때 배우 정소민님께서 연기하셨던 지호가 세희(이민기 배우)에게 [19호실로 가다]의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짧은 내용이지만 내용이 계속 기억났기에 한번 읽어보려 했던 책이였다.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 [19호실로 가다의 "19호실로 가다" 편 내용은 이렇다. 

 

남들이 보기에 완벽한 부부가 있다. 자신들도 이런 가정에 만족하고 화목하게 지내던 아이넷을 둔 부부가 있다. 어느날 아내는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한다. 이런 아내의 요구에 남편은 2층에 아내의 방 '어머니의 방'을 만들어 주지만, 곧 어머니의 방은 가족들의 또다른 거실이 되어버리게 된다.

 아내는 결국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 싸구려 호텔방을 구하게 된다. 가족들 모르게 몇시간이고 혼자 가만히 앉았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오는 그런 진짜 자기만의 공간을 마련한다. 

 

여기서부터는 직접적인 결말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녀의 자기만의 19호실도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남편이 사설탐정을 붙여 아내가 어디를 가는지 알게 된것이다. 

이제 그녀에게 이 19호실은 더이상 자기만의 공간이 아니게 된다. 

결국 그녀는 잠깐이지만 오롯이 자기만의 공간이였던 19호실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변화를 겪는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새로운 가정을 꾸려나가고, 때로는 이별 때로는 만남으로 다양한 변화가 찾아오는 인생에서 나는 무엇을 책임질수 있을까. 책임을 다하고 있기는 한걸까. 잠시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였다.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그 밖에도 책에 같이 수록된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 이나 "옥상 위의 여자" 는 19호실로 가다 만큼이나 나에겐 오래 기억이 남는 내용이였다. 

특히 "옥상 위의 여자"는 내가 이 여자였다면.. 단순하게 긴장을 넘어서 공포를 느꼈을 것이라고 확신까지했다. 

(땡볕에 옥상위 작업을 하는 남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자신과는 다르게 옆 옥상에는 비키니 차림으로 태닝을 즐기는 여자가 있다. 남자들은 떙볕 작업이 힘들지만 여자를 희롱하는 재미로 -휘파람을 불거나 말을 건다- 옥상 작업에 시간을 보낸다.여자는 철저히 무시. 그중 한 사람은 잘 때 그여자의 꿈을 꿀 정도로 여자와 가까워지고 싶어한다. 그러다 땡볕이 내리쬐는 어느날 여자의 옥상으로 넘어간 남자는 여자에게 친해지고싶다고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여자는 가달라고 말한다. 관심없는척하는 여자지만 몸은 긴장한듯 힘이 들어가있다. 그리고 결국 남자는 돌아가고 여자에게 분노한다..라는 내용...)  다시 생각하는 거지만 너무나 소름이다. 

 

책 표지에 "억압된 여성의 일상과 저항을 잔인하지만 다정하게 그려냈다"고  설명하였는데 너무 나도 맞는 표현이다. 

지금까지 단편의 길이가 길진않지만 다시한번더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으로 가득했던 [19호실로 가다]  였다.